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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3.28 :: 고대하던 학사입학!!!!!!
- 2015.11.10 :: Deutsche Sporthochschule, Sporteignungstest(독일체육대학의 체육적성검사)
(사진출처 쾰른체대 공식홈페이지: https://www.dshs-koeln.de/ )
안녕하세요. 오늘은 쾰른체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과 중 하나인 학사 스포츠매니지먼트의 커리큘럼에 대해서 설명해드릴려고 합니다. 제가 컴퓨터 다루는 것에 서투르다 보니 그냥 간단하게 캡쳐한 사진으로 설명드릴게요. 문서의 출처는 독일쾰른체육대학교 공식홈페이지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Studienplan이라고 씌여있습니다. 수업계획이라는 뜻이죠. 구성을 보시면
Basisstudium(기초수업)
Schluesselqualifikation(교양)
Berufsorientiertes Studium(전공기초)
Profileverteilung&Profilergaenzung(전공심화&전공보충)
번역이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이렇게 나뉘어져 있네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기초수업과 교양에 대해서 다뤄보고 다음 포스팅에선 전공기초와 전공심화 보충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의 하단을 보시면 BAS1라고 해서 Biowissenschaftliche Grundlage라는 과목을 배우네요. 생물학적 기초 정도로 해석가능한데요.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생리화학 등등을 배웁니다. VL이라고 괄호안에 쓰인 것은 Vorlesung의 약자로 대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입니다. 약 360명의 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똑같은 수업을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부담되는 수업인 것 같아요... 이론적인 내용 위주로 배우는데 독일어가 부족해서 알아듣기도, 질문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두번째 사진을 보시면 Bas2 부터 Bas6까지 나와 있네요. 차근차근 설명을 드리면 Bas2 - Verhaltens und sozialenwissenschaftlichen Grundlage, 즉 행동학, 사회학적 기초를 배우게 됩니다. 스포츠가 아무래도 사회학, 행동학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만큼 이 과목의 기초를 배우게 됩니다. 역시 Bas1와 같이Vorlesung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다음 Bas3에서는 Trainningswissenschaftliche Grundlage, 즉 트레이닝의 기초를 배우게 되는데요. 세부사항을 보시면 아까 언급했던 Vorlesung(대강의실 수업)과 더불어 Kurs가 있네요. Kurs들은 실기수업을 뜻하는 것으로 참여인원 20명 내외의 소규모 수업을 체육관에서 하게 됩니다. 이 bas3라는 모듈안에 1개의 vorlesung과 4개의 Kurs들을 모두 이수해야 합니다. 이론과 실기 모두 잡아야 하는 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Kurs들을 보시면 Ausdauerfaehigkeit, Krafttraining, Spielfaehigkeit, Koordinative Faehigkeit 을 배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각각 지구력, 근력, 게임운영능력, 신체조정능력을 향상시키는 트레이닝방법을 다룬답니다.
다음 Bas4에서는 Bewegung und Gestaltung을 배우는데 움직임과 형성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네요. 사람의 신체를 기반으로 움직임의 원리와 형성방법 등을 배우고 실제 응용하는 수업입니다. 세부 Kurs로 들어가게 되면 댄스와 김나스틱으로 나뉘어지는데요. 이 수업도 실기와 이론을 병행해야 하는 수업입니다. 조를 나누어 창작댄스를 하는 것과, 개인별로 김나스틱 동작을 구상해서 약 4~6분간 실시하는 것이 실기시험의 내용입니다.
다음 Bas7은 Individuelle Sportart, 즉 개인운동종목에 대한 수업입니다. 세부사항으로는 체조, 수영, 그리고 육상입니다. 마찬가지로 실기와 이론 각각 시험이 있는데요. 이미 다들 알고 계신 운동종목들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Bas6는 Sportspiele, 즉 운동경기에 대한 수업입니다. 쾰른체대에서 제공하는 운동경기종목 들 중 3가지 종목을 택해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는 방식인데요.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축구, 농구, 배구, 하키 등등이 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실기와 이론 각각 시험을 치뤄야 합니다.
다음은 Bas5 Weitere Sportarten und Bewegungsfelder 기타스포츠종목인데요. 기타라고 이름 붙여진만큼 다양한 종목들이 있습니다. 등산, 겨울스포츠, 격투, 자전거, 구조, 승마, 사격, 카누 등등 이 중에서 한 가지 종목을 선택해 배우고 실기와 이론시험을 보시면 됩니다.
이상 Bas1 부터 Bas7까지의 기초수업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이 수업들은 전공에 상관없이 쾰른체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이수해야 하는 수업들입니다. 보통 첫 학기와 두번째 학기에 이수할 것으로 추천되어지는데, 외국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이 수준이 상당히 빡셀 수 있으니 적당히 조절하시길 바랄게요:)
다음은 SQ라고 씌여져 있는 Schluesselqualifikation을 봐볼까요? 체육과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체육을 공부하기 위한 교양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일단 SQ1를 보시면 Sozialkompetenz 1 이라고 씌여있는데, 심리학적 관점에서 개인과 단체의 커뮤니케이션을 배운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Vorlesung과 Uebung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Uebung은 Vorlesung에서 배운 것을 실제 응용해서 연습해보는 수업으로 소규모 세미나실에서 실시됩니다.
SQ2를 보시면 Sozialkompetenz2라고 되어있네요. 전공관련 외국어-영어를 배우고, 다양성과 문화적 능력의 관리를 배우게 되네요. 역시 사회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배우게 되구요. 이 모듈은 세미나로만 구성되어져 있네요.
SQ3는 Methodenkompetenz, 즉 학문적 접근방법과, 통계, 컴퓨터 다루는 방법등을 배웁니다. Vorlesung과 uebung, Seminar가 모두 섞여 있네요...
보시다시피 SQ모듈들에서는 체육학과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교양적소양을 쌓을 수 있는 과목들입니다. 한국에 비해서는 교양의 양이 적지만 꼭 필요한 능력들만 배양시킨다는 느낌입니다. 교양을 최소화 시켰기 때문에 6학기만에 졸업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앞에 설명드린 Basstudium과 SQ들은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쾰른체대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과목들이었습니다만, 다음 포스팅에서는 전공에 따라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 달라짐으로 스포츠매니지먼트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설명드리겠습니다.
행선지는 NRW 주 안에 위치한 도르트문트였습니다. 축구인들에게는 Borrusia Dortmund라는 팀으로 유명한 곳이죠. 애초에 행선지는 쾰른이었으나 독일에서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를 이어 4번째로 큰 대도시이기에 어마어마한 렌트비와 집 구하기 난이 심각했기 때문에 주변에 집값이 저렴한 도시들을 알아보다가 선택하게 됐습니다만 나중에 돌아보니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한 생활기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따로 생각해 둔 어학코스가 있었지만 막상 현지에 와보니 제가 알던 것과 너무 상이해서 결국엔 급하게 방향을 변경했습니다. 덕분에 오자마자 거의 2달정도를 수업을 못 듣고 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여차저차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축구를 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한인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교회는 축구를 하기 위한 통로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였습니다. 나중에 독일에 적응하고 나서는 자주 나가지는 않았지만 제가 초반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있었네요. 독일에 처음 오신 분들은 교회나 성당에 나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한국처럼 막 부담스럽게 성경공부를 시키거나 은근슬쩍 강요하는 것도 덜 한 것 같았습니다.
여튼 이런 저런 일들을 거치고 어학원을 시작했고, 약 7개월만에 DSH합격증을 받아들었습니다. 저는 커리큘럼도 좋았고 영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하는 편이라 남들에 비해 약간 빠르게 합격했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10~14개월 정도를 잡으시면 평균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한다는 전제하에요.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DSH는 각 지역마다 유형이 조금 상이한 편이라 각 지역에 맞게 공부하시는 게 유리한데,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DSH 시험을 봅니다. 다른 지역에 원정가서 시험을 봐도 되지만 교통비와 피로도, 시험 유형을 고려할 때 자신이 공부했던 지역에서 합격하는 게 제일 유리한데, DSH 시험 일정과 자신의 커리큘럼이 맞지 않으면 상당히 길어질 수도 있는게 어학인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능력과 여건을 잘 고려해서 계획을 짜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엔 체대를 입학하기 위한 실기시험도 봤어야 했기 때문에 더욱 더 계획이 필수였지 않나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안 좋은 계획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다 잘 풀리게 됐습니다. 역시 인생지사 새옹지마입니다.
DSH를 마치고 약 2개월의 실기 준비를 마치고 현재 1번째 학기를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쾰른체대에서의 공부에 대해서는 아직 저도 자세히 알지 못 합니다만, 제가 배우고 있고,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로써 제 생활기의 에필로그와 서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Ep.5 부터는 다시 군대를 전역한 시점으로 돌아가 더 자세한 저의 생활내용과 정보들을 담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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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떤 선택지들이 있는 지 알아봤습니다. 축구계에는 많은 직업이 있지만 체육을 전공했다거나 축구계에 인맥이 있다거나 혹은 선수출신이 아니라면 진입장벽을 뚫기란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말이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었으므로 우선 도전한 곳은 호주였습니다. 수소문하고 구글링한 끝에 축구 코치 자격증과 심판 자격증을 땄고, 무작정 소규모 축구클럽들을 찾아가서 코치를 하고 싶다고 이력서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소규모 축구클럽이란 정말이지 친목단체에 불과합니다. 축구 자체가 호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거니와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 유소년 코치는 자원봉사 내지는 용돈벌이 수준의 직장일 뿐이더군요.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언어적으로도 부족하고 경력, 실력 모두 뒤떨어지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보조코치로서 훈련세션을 돕는 잡다한 일을 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물론 보조코치 일을 하면서 언어적으로도 많이 늘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배웠고, 축구 코치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라고 하는 관념도 생기고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예, 이번에도 환상과는 다른 현실을 깨닫게 되었네요.
이런 식으로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한 저는 다른 옵션을 알아보게 됩니다. 한국은 선택지에 넣지 않았습니다. 저의 선입견에 불과합니다만 한국에서의 축구계는 후지고 폐쇄적이며 열악합니다. 그 곳에 저의 열정과 삶을 바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막연히 외국을 생각했지만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저희 집은 부자가 아니라 깡촌에 살았습니다. 호주 워홀을 통해 꽤 많은 수입을 벌고 있었지만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유학자금을 모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더구나 살인적인 렌트값을 자랑하는 호주 멜번에서는요. 이리 저리 알아보다가 유럽 축구 강국 중 독일의 대학시스템은 외국인에게도 무료임을 알게 됐습니다. 이 때 다른 것 재지 않고 바로 쾰른체육대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독일에서 최고의 체육대학일 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 스포츠에 접근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실기위주의 한국체대에도 회의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죠. 스포츠는 정말이지 실무와 학문의 조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못 하고 운동만 잘하는 사람이 체대를 간다는 편견도 정말이지 폭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의 저에게도 그런 편견이 어쩌면 제가 체대로 진학하는 걸 막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독일로 가기로 마음 먹고 나니, 현실적인 문제가 다가왔습니다. 학비는 공짜라고 하더라도 독일어는 영어와는 달리 단 한 번도 배워본 적 없기 때문에 어학원에 다녀야만 했습니다. 독일어를 못 하는 상태에서는 독일에서 알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 어학기간인 1년동안의 생활비를 벌어야만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1천만원에서 1천 2백만원정도를 학원비와 생활비, 초기정착비로 보더군요. 그래서 미친 듯이 일을 많이 하고, 돈을 아껴서 저축을 하게 됩니다. 이미 워홀 1번째 해에 벌어둔 돈은 호주 일주와 동남아 여행, 엑티비티, 축구 자격증, 강습, 독일어 과외 등으로 모두 소진한 상태라 2번째 해에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이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정말 힘들었는데 이것에 관한 얘기는 차차 천천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행을 결심하고 약 10개월 후, 한국에서 약 1개월의 휴가를 가지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됩니다.
Ep.4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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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판검사는 되지 못 했지만 나름 황새 따라가려고 노력한 끝에 서울에 소재한 그저 무난한 대학교에 다니게 됐습니다. 사실 경영학과는 먹고사니즘에 입각한 선택이었지만 당시에는 팀플레이에 적합한 협동력을 지닌, 셈에 밝은 문과생으로서 완벽한 적성콜라보라는 허무맹랑한 최면을 스스로에
게 걸었었죠. 그렇게 술의 도움을 빌어 환상에서 깨어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던 대학 신입생 시절은 군입대로 인해 한 순간에 깨어집니다.
강원도에는 쓰레기가 하늘에서 내린다. 멧돼지가 호랑이만 하다, 나방이 팅커벨이라더라 하는 말들은 선생님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말보다 훨씬 현실에 가까웠습니다. 가끔 눈 덮인 아름다운 태백산맥을 바라보며 나는 춥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떠올리기도 했죠.
아, 참고로 저는 고등학교 때 영어를 잘 하던 친구에게 열등감에 사로 잡혀 알지도 못 하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군대전역하고 무조건 가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을 잊지 않고 시행한 사람입니다. 역시 저는 호주워킹홀리데이는 청춘의 특권, 세계를 누비는 열린 청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호주 땅을 밟았지만 아시다시피 호주워홀 다녀온 여자랑은 결혼도 하지 마라, 제가 태어나 자란 시골보다 더 시골인 곳에서 양파나 감자를 따는 남자들, 대충 살다 인생역전을 노리고 카지노에서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이 더 현실인 것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런 안 좋은 시선 속에서도 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보았고,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걸 통해서 진정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보았다는 점입니다. 난생 처음 사회초년생 치고는 큰 돈도 만져보고, 반복된 회사생활에 지치다 보니 나는 누구인가, 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가 걱정이 되더군요. 다행스럽게도 곧 축구로 먹고 살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스쳤고, Why not?을 외칠 수 있을만큼 젊었습니다.
----Ep.3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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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쭐라쑹을 받았습니다!!
독일에 와서 7개월여만에 DSH를 취득하고 그 후 2개월간의 실기시험 준비, 그리고 다시 1개월여만의 기다림 끝에 쭐라쑹을 받았네요. 이제 다음 주 화요일에 가서 Einschreibung을 마치면 정식 대학생으로 등록하게 되네요.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희망의 끈을 놓고 있었어요. 1월 15일까지 지원마감이었고 저는 일단 지원을 해놓고 2월 16일에 예정된 실기시험을 볼 예정이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보는 시험이기 때문에 당연히 1번은 여름학기를 위한, 그리고 나머지 1번은 겨울학기를 위한 시험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저에게 지원마감기간 이전까지 모든 서류가 완벽해야 하며, 2월이나 5월에 보는 시험 모두 원칙적으로는 어떤 학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냥 자신들의 편의상 일 년에 2번 보는데 그 일정을 저렇게 짜놓은 것에 다름없는 답변에 어이가 없었지만 일개 지원자에 불과한 제가 어떻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죠.... 독일은 시스템에 따른 행정절차가 좋지만 그 시스템 자체가 불합리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요....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심사는 총 3차례로 나눠서 치뤄지는데, Hauptverfahren, Nachrueckverfahren, Losverfahren이라고 불립니다. 첫번째는 가장 기본적인 심사이구요. 거의 대부분의 Studienplatz가 여기에서 vergeben(배분)되어집니다. 그 이후에 자리가 남는 곳이 있으면 Nachrueckverfahren에서 다시 한 번 심사를 거쳐 나눠주구요. 그리고 나서 학생들에게 등록을 하라고 합니다. 등록이 완료된 이후에 자리가 다시 한 번 남게 되면 Losverfaren에서 또 심사가 이뤄지게 되는데 제가 여기에서 합격증을 받아쥔 것이지요!! 특이한 점은 losverfahren에서는 성적순으로 뽑지 않고 순수히 추첨을 통해서 뽑게 됩니다. 전 사실 상대적으로 수능점수와 내신점수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성적순으로 뽑게 되면 자리가 날 경우 1순위가 될 확률이 높았는데 순수 추첨이라고 하니 내가 운이 그렇게 좋을 리 없어 하면서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일!!!! 이사를 마치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Losverfahren을 거쳐서 너에게 기회가 왔는데 너 여전히 여기 쾰른체대에서 공부하고 싶은 의사가 있니?" 전 당연히 야!!! 나튜어리히!! 나 지금 너의 전화받아서 너무 기뻐 꿈만 같아!! 라고 하니 웃으면서 그러면 이메일로 합격증을 보내줄테니 거기에 씌여 있는데로 하렴" 하고 끊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들 이번학기에는 공부를 시작 못 하고 다음 학기부터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해 놓았었는데 이게 웬 횡재인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독일 유일의 공립체육전문대학인 Deutsche Sporthochschule(이하DSHS)는 1947년에 쾰른에 설립된 이후로 독일이 사회체육의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과학적 접근을 토대로 명실공히 유럽 최고의 체육대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현재 약 70여개국으로부터 5000명이 넘는 학생들과 9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재직 중인 교수들의 면면도 하나같이 쟁쟁합니다.
비록 DSHS의 번역을 체육대학으로 하긴 했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받아들여지는 체육대학과는 사뭇 다른 형태의 대학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학사과정에서의 체육대학은 주로 실기적 접근이 위주인 반면에 DSHS에서는 Wissenschaft(학문)으로의 접근이 주가 됩니다. 학사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학과들은, Sportmanagement und kommunikation(스포츠경영과 소통), Sport und Leistung(스포츠와 능률), Sportjournalismus(스포츠언론), Sport und Gesundheit in Praevention und Therapie(스포츠와 건강의 예방과 치료)가 있는 것을 보면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 현지 학생들이 독일체육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한국체육대학들과는 달리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아비투어(독일의 수능) 점수가 필요합니다.
DSHS의 학사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높은 아비투어점수 뿐만 아니라, Sporteignungstest를 합격해야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는 체육실기시험인데요, 육상, 수영, 체조, 팀스포츠, 라켓스포츠 등등 총 20개의 종목을 시험보게 됩니다. 이 중 3Km 오래 달리기를 제외한 19가지의 종목 중 18개 이상 합격해야지 DSHS에 입학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3km 오래달리기를 불합격한 경우는, 다른 종목을 모두 통과했다 하더라도 불합격처리가 됩니다.
이 시험은 일 년에 총 두 번 시행되는데요, 2월 중순과 5월 중순에 한 번씩 치뤄집니다. 합격할 경우 이후 3년동안 이 시험결과가 유효하게 되구요, 인근 도시인 Bochung Ruhruniversity에서 시행되는 sporteignungstest도 DSHS에서 받아들여집니다.
시험현황을 보게 되면 매 시험마다 2~3천명의 응시자가 시험에 지원하게 되고 합격율은 총 응시자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다고 합니다. 시험의 기준이 한국의 체육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 시험에 응시하는 모집단이 기본적으로 높은 아비투어 점수를 가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부도 잘 하고 동시에 운동능력까지 뛰어난 학생이 그렇게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할만한 수준입니다.
시험의 세부종목과 각각의 합격기준은 DSHS의 홈페이지(http://www.dshs-koeln.de/)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지원기간은 시험일자의 약 3달전부터 열려 1달에서 2달 정도 지속되며, 응시는 마찬가지로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독일 현지에서 DSHS의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팁을 주자면, 쾰른체육대학에 한인학생회가 개설되어 있고, 다음카페도 있습니다. 이 학생회에서 재학생들이 교대로 실기시험준비에 도움을 주고 있으니 문의해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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