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독일체육대학(Deutsche Sporthochschule in Köln)에 재학중인 유학생입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만, 특별한 점이 있다면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으로서 유럽축구계에 몸 담으려고 도전한다는 점이겠네요. 저는 아직 제가 목표한 것을 이룬 것도 아니고 심지어 구체적인 진로가 결정된 것도 아니며, 특별히
다른 사람에 비해 나은 것도 없는 사람입니다만, 누군가에게는 제가 했던 이 결정들이 살다가 마주칠 특별한 결정에 힌트 혹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축구인을 향한 제 여정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유년시절은 대부분 잡초 반 잔디 반이 섞인 울퉁불퉁한 흙밭에서 껍다구(?!) 벗겨진 싸구려 축구공을 혼자 맨발로 뻥뻥 차대던 시절로 기억됩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는 그 흔하디 흔한 구멍가게도 없어 걸어서 30분을 가야 과자와 탄산음료를 맛 볼 수 있었구요, 만화책이라는 문화생활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하루 2번만 다니는 마을버스를 타고 읍내까지 나가야만 잡을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기억나는 좋은 점이라곤 가을에 뒷산에 올라가면 황금이삭이 펼쳐진 평야가 눈이 시릴 정도로 시원하게 펼쳐진 평야를 볼 수 있었고, 여름에는 냇가에 가서 자맥질을 치고 미꾸라지, 붕어를 잡아다 추어탕, 매운탕 끓여먹고 했던 것들이 생각나네요. (70년대 아니고 00년대입니다ㅋㅋ) 이런 깡시골에서 저는 또래라고는 2살 많은 친누나와 3살 많은, 성장장애를 가지고 있어 운동과는 거리가 먼 키가 조금 작은 동네형, 그리고 먹는 걸 좋아하던 과체중 5살 많은 형밖에는 없었습니다. 결국 저에게 남은 놀거리라고는 키 작은 동네형의 풍부한 상상력이 동원된 동네 앞, 뒷산 트레킹(이라 쓰고 산삼찾기라고 읽는다?!혹은 피카츄 찾기......) 혹은 과체중 동네형과의 만화책보며 뒹굴거리기 등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저는 그 동네에서는 특출난 혈기왕성함을 가졌었고 자연스럽게 맞고 뒈져라하고 뻥뻥 차대도 지치지 않는 축구공과 친해진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에도 쉽게 질리는 저에게 축구는 신기하게도 질리지 않는 즐거움을 안겨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의 아버지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셨고 아들의 축구실력 향상에 관심이 있으셨습니다. 또 다행스럽게도 저의 경쟁심과 근성은 높은 편이었고, 제 목표는 곧 아버지보다 축구를 잘하는 것이 되었죠. 그렇게 이룰 수 없는 목표를 향한 제 무모함은 저를 공 좀 차는 꼬마로 성장시켜줬지만 누구도 시골뜨기 공 좀 차는 꼬마를 축구선수로 키울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부터 시골농부 할아버지들로부터 인사 잘 하고 말 잘 듣는 착한 꼬마로 소문났고, 할아버지들은 항상 학생은 공부 열심히 해서 판검사 되야 한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물론 전 그 자랑스런 타이틀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 Ep.2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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