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독일어를 공부하시는 분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 전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첫번째 타자로 뽑힌 단어는 be- 라는 전철입니다. 아, 우선 전철이라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전철이란, 기본동사들의 앞에서 결합하여 동사들의 새로운, 혹은 약간 변형된 의미를 만들어 내는 영어의 전치사와 약간의 유사성을 지닌 독일어의 특별한 단어들이에요. 크게 분리전철과 비분리전철로 나뉘는데 분리전철은 실제 독일어 문장에서 동사와 분리되어서 문장의 마지막으로 가버리는 녀석들을 일컫습니다. 비분리전철은 동사와 결합한 형태 그대로 문장에 쓰이는 녀석들입니다. 예를 들어 verschlafen이라는 동사는 비분리전철인 ver-가 쓰여서 문장에서도 항상 ver-와 schlafen이 항상 붙어다닙니다. 반대로 umdrehen같은 경우는 um이 분리전철인 관계로 er dreht um. 이런 식으로 문장에서 기본동사와 분리되어 문장의 맨 마지막으로 이동합니다. 


 이 전철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문법성분일 뿐만 아니라 의미도 굉장히 다양하고 동사와 결합해서 동사의 뜻을 변형시키기도 하고, 어떤 동사는 어떨 땐 분리전철이었다가 어떨 땐 비분리 전철이기도 합니다. 분리전철이 문장에 쓰였는데 문장이 굉장히 복잡하다면 전철때문에 문장 이해에 더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따라서 독일어 실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전철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전철은 40여개가 넘게 있는데, 많이 쓰이는 전철은 대략 20개 정도입니다. 이러한 전철들에 대해서 각개격파로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독일어가 상당히 쉬워질 수 있다고 전 확신합니다. 다만 이 과정이 만만한 과정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있을 거라고도 전 믿습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be - '베'라고 발음합니다. 이 전철은 다른 전철들과 비교해서 상당히 일관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be-동사는 기본적으로 어떤 것(something) 혹은 어떤 이(someone)에 원동사를 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약간 복잡하지만 나중에 예를 보면서 느껴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그것은 기본동사가 되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건 명사가 될 수도 있고 가끔은 형용사가 될 수도 있어요. 물론 이 정의는 모든 be-전철들을 즉각적으로 분명하게 만들지는 않겠지만, 제 생각에 이것은 꽤 유용한 힌트가 될 수 있어요. 좀 이해하기 어렵다면 시각적인 이미지의 도움을 받아봅시다. 

 한 아이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고, 그 아이는 핸드폰을 누르고 돌려보고 물고 뜯고 맛 보고 버튼을 눌러보기도 합니다. 이 아이가 핸드폰에 Be-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이미지는 be의 정의가 아니지만 be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거에요. 우리가 해야되는 것은 최대한 많은 (또 상대적으로 분명한) 예들을 많이 보고, 그것들로부터 be전철의 의미를 좀 더 추상적이고 덜 분명한 것으로 확산시킬거에요. 

 

 be전철의 많은 의미를 관통할 수 있는 일반적이면서도 공통적인 이미지를 가져야 합니다. 나중에 어떤 뜻인지 정확히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예들을 한 번 봅시다. malen이라는 동사는 그리다 라는 의미를 가진 독일어 동사입니다. 예를 들어

         ·     Ich male meine Katze.
  나는 내 고양이의 그림을 그려요

     ·     Ich bemale meine Katze.
        나는 내 고양이를 색칠합니다. 

여기서 위 문장의 예는 고양이의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고, 아랫문장은 고양이에 색을 입힌다는 뜻입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기본동사는 그리다인데, 그것에 be-가 붙게 되면 목적어인 고양이에게 그림을 가하는 것이에요.


 kleben이라는 동사는 붙이다 라는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     Ich klebe meine Vase, denn sie war kaputt.
    나는 화분이 깨져서 화분을 붙입니다.

·     Ich beklebe meine Vase, denn sie ist hässlich.

      나는 화분에 (스티커와 같은 것들을) 붙였어요. 그게 너무 이상해 보였거든요.



 위의 예에서는 목적어인 화분 자체를 붙입니다. 하지만 아래 쪽 예에서는 목적어인 화분에 kleben(붙임)을 가하게 되는 것이죠.  

 위 예시들에서 알 수 있듯이 malen과 kleben과 같은 동사는 목적어에 해당되는 것 그 자체를 그리고, 붙입니다. 앞에 be 전철이 붙게 되면 이 목적어에 해당되는 것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해서 변화시킵니다. 존재하고 있는 고양이에 색을 칠하는 것이고, 존재하고 있는 화분에 스티커를 붙여서 변화를 줍니다. 이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의미가 확 와닿지 않아서 좀 혼란스러우실 수도 있는데 일단 당황하지 마시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이런 불분명한 설명에 익숙하지 않으실 게 분명해요. 한국인들은 정답이 있는 것을 선호하고 딱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알레르기가 돋으실 거에요. 하지만 그게 다른 언어를 배우는 걸 방해하고 있는 겁니다. 영어나 독일어는 우리나라 말과 일대일 매칭으로 딱 떨어지지 않아요. 일 대 오십정도로 매치하면 맞아 떨어질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외국어를 배우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세요. 지금 읽고 또 읽어서 이 be전철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훨씬 쉬운 과정이였음을 느끼실 겁니다. 속는 셈 치고 한 번 믿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자세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게, 사람마다 '~을 가한다' '영향을 끼친다'라는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겠죠.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화분에 스티커를 붙여서 외양을 변화시킨 것 뿐만 아니라, 화분이 깨져서 다시 붙이는 것도 화분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혹은 화분에 붙임을 가한다라고 느낄 수도 있는 것이지요. 우선 고려해볼 점은 be-동사들은 목적어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서 그 대상을 바꿔버린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구별이 좀 쉬울 수도 있어요. 

 또 이런 점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be와 합성하는 동사들 중 직접목적어를 가지지 않는 자동사들이 be와 결합하게 되면 직접목적어를 가지는 타동사로 변형하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werben이라는 동사를 볼까요? 광고하다라는 동사입니다만 ich werbe eine Cola는 틀린 문장입니다. 왜냐하면 werben이라는 동사는 자동사라서 직접 목적어를 가지지 않거든요. Ich werbe für eine Cola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 Ich bewerbe eine Cola라고 한다면 이것도 맞는 문장이죠.


 여기서 응용한다면 sich bewerben이 왜 응시하다를 뜻하는 지 알 수 있죠. 스스로를 광고한다는 뜻이에요. 그게 직업이 되었든, 학교가 되었든 상관없죠.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하게 기억해야 될 것은 Be 전철이 붙는다면 전치사를 사용해서 연결해야 될 동사들이 직접 목적어를 가지는 동사가 된다는 점이에요. 


 이제 한 발짝 더 나아가 봅시다. 중요하고도 많이 쓰이는 용법이에요. 목적어 변환이라고 불리는 것인데요, 이미 직접목적어와 전치사로 연결된 문장성분을 가지고 있던 동사들이 be 전철과 결합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전치사로 연결되어 있던 문장성분을 직접 목적어로 가져오고, 원래 직접목적어였던 명사를 전치사로 연결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목적어와 전명구(전치사와 명사 구절)의 위치가 바뀌게 되는 것이지요.

·     Ich klebe ein paar Aufkleber auf meine Vase.

·     Ich beklebe meine Vase mit ein paar Stickern.


 위 예문에서는 kleben의 직접 목적어는 Aufkleber(=Stickern)이였습니다. 아랫문장에서는 전치사로 연결되어 잇던 meine Vase가 직접 목적어로 오고 Aufkleber는 전치사로 연결했네요. 위 두 문장은 같은 의미입니다만 문장구조상 직접목적어가 달라졌죠. 영어와 독일어에서는 중요한 것을 먼저 말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두 문장의 뉘앙스가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것에 대해서는 antworten과 beantworten의 관계가 같은 데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죠. 혹시 이해를 못 하셨다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나중에 다시 다뤄보도록 하죠. 지금으로써 이해하실 것은 Be전철의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이미지(아기가 핸드폰을 만지던 이미지), 그리고 be전철이 직접목적어 없는 자동사와 결합할 시 직접 목적어가 필요해진다는 점만 기억하고 넘어갑시다.


 목적어 변환의 또 다른 예를 한 번 더 봐봅시다. legen과 belegen입니다. legen은 놓다라는 뜻의 동사입니다.

·     Ich lege Käse auf meine Pizza.


·     Ich belege meine Pizza mit Käse.
치즈를 피자 위에 놓네요.

 같은 의미이지만 뉘앙스가 조금 다릅니다. 윗 문장은 '치즈'를 피자에 얹었다는 게 포커스인데  아랫문장은 '피자에' 치즈를 얹었네요. 영어와 독일어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먼저 말합니다. 치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면 legen을, 피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면 belegen을 사용하는 게 뉘앙스에 적합하겠네요.


 자, 지금까지 문법이 너무 많이 나왔네요. 처음인데 이렇게 문법을 많이 다뤄서 조금 죄송하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문법은 최대한 지양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더 드리죠. Der Neid는 부러움이라는 명사입니다.

·     Ich beneide  dich.

 니가 부럽다는 뜻입니다. 너에게 부러움을 가하다 라고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받아들여보세요. 저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저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이렇게 글로 전달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제 진심이 느껴지시길 바랍니다 ... 

Der Spaß 는 즐거움이라는 뜻입니다.

·     Ich musste die letzten 3 Tage meine Eltern bespaßen. Die waren zu Besuch.

 부모님이 방문하셔서 3일 동안 부모님들을 즐겁게 해드려야만 했다는 것이네요. 즐거움을 부모님에게 가했다고 생각해보세요. 

Die Eile 는 서두름이라는 뜻입니다.

·         Ich muss mich beeilen.

나는 스스로에게 서두름을 가해야만 하네요. 

Der Ton은 목소리톤과 소리를 뜻합니다. 

·     Ich betone die erste Silbe.

첫번째 음절을 강조하네요. 


 자, 여기까지가 be전철의 기본개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be가 기본적으로 어떤 느낌을 가지고 동사와 결합하는 지 알게되셨으리라 믿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텐데, 좀 더 추상적인 부분까지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로선 조금 무리일 것 같으니 다음 포스팅에서 하도록 하지요.


참조:https://yourdailygerman.com

posted by Fussball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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