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르트문트에서 어학을 했습니다. 독일에 건너오기 전 호주에서 머물렀었는데 하루 12시간씩 주 6일 근무를 했던지라 (+육체노동) 짬짬이 시간내서 독일어 공부를 미리 하자는 계획은 거의 뭐 ... 그래도 그 때 열심히 일해서 모아 둔 돈으로 다행히 부모님 손 벌리지 않고 무사히 어학을 마쳤어요. 나름 준비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정작 중요한 어학원 일정을 확인하지 않고 오는 바람에 어학원 레벨테스트 시기를 놓쳐서 어학원 코스기간인 6주를 아무것도 못 하고 놀아버렸죠. 그 때 불안한 마음에 독학이라도 독하게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독하게 해서 6주 후에는 B1 입학시험에 합격했답니다 ㅎㅎ 덕분에 어학 시작한 지 7개월만에 DSH를 취득하게 되었죠. 보통 6개월에 끝내는 분들이 빨리 끝냈다고들 하시는데 그 분들은 보통 B1 에서 B2정도를 한국에서 취득하고 여기서 DSH준비를 곧바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더라구요. 제일 빨리 따신 분을 본 게 B2를 한국에서 따고 오셔서 2달만에 TestDaf를 보셨으나 떨어지고 4달만에 2번째 시험에 합격하신 분을 본 적이 있네요. 하지만 저처럼 A1도 없이 독일에 와서 DSH까지 7개월만에 따신 분은 적어도 제 주변엔 보지 못 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공부한 방법이 방향성에 있어서 많이 틀리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제가 했던 방법들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왕초보
처음 독일어를 시작할 땐 Alex라는 분의 기초문법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유튜브를 찾아보시면 모든 강의가 올라와 있는데요.Offliberty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동영상을 추출해서 다운받아놓고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봤습니다. 독일은 인터넷이 느리기도 하고, 영상파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근데 사실 독일어의 ABCD도 모를 때 시작하기엔 괜찮지만 실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좋은 강의는 아닌 것 같더라구요. 제가 집중력이 모자라거나 인내심이 없는 편도 아닌데 이 강의를 들을 땐 졸음과 싸우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무료로 풀려있고, 별 볼 일 없는 한국어로 된 독일어 강의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에 듣긴 했지만 최대한 빨리 이 강의는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지금 다시 봐보면 쓸데없는 것들도 많이 가르치고, 강사분의 발음도....완전 전형적인 한국인 발음...이렇게 발음하시면 독일 사람들 못 알아들어요.
2. 초보
조금씩 독일어가 익숙해지면서 핸드폰 어플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듀오링고와 바벨인데요. 바벨은 데스크탑 버젼도 있어서 핸드폰과 데스크탑 버젼을 공용으로 썼습니다. 그리고 바벨은 고맙게도 각 챕터를 미리 다운받을 수 있었어서 다운받아놓고 인터넷이 느리거나 터지지 않는 곳에서 수시로 연습했었어요. 듀오링고는 아쉽지만 인터넷이 잘 되는 곳에서만 했었지만 새로운 단어를 익히기에 유용했기 때문에 꾸준히 했어요. 이 두 어플이 제 단어실력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일조를 했었던 것 같네요. 공책에 깜지 써 가면서 외우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나마 받아들일만한 절충안이었던 것 같네요. 단어를 실생활에서의 쓰임을 통해서만 외우는 것은 참 좋지만 속도가 느려서 DSH를 빠른 시간안에 따야하는 저희같은 어학생들에게는 무조건 좋은 방법만은 아니였거든요.
3.중급
이때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중급은 B1부터인데요. 이때부터 말하기 듣기에 집중했습니다. 유튜브에 보시면 Extra auf Duetsch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어학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정말 재미없는 시트콤입니다... 하지만 어학을 하기 위해선 뼈를 깎는 인내가 필요하죠 ... 이때부턴 독학보다는 학원에 다니면서 선생님이나 학원 친구들과 말하는 연습, 많이 듣는 연습, 실생활에 쓰이는 용법같은 것들을 많이 익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때 기본을 잘 닦아 놓으면 어느 순간부터 실력이 팍팍 느는 기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그게 바로 오지는 않고 한 B2에서 C1 사이에 오는 것 같더라구요. 이 때는 패턴용법을 많이 익히시면 도움이 돼요. 지겹고 식상하더라도 여러 친구들과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면서 아는 용법들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키우고 조금씩 새로운 용법들을 추가해나가는 방식에 집중했구요. 기본문법들도 이 과정에서 거의 다 배우고 마스터했답니다. 이 레벨에서 추천해드리고 싶은 것은 Slowgerman이라는 팟캐스트와 Nachrichtenleicht.de라는 사이트인데요. 이것들은 제가 지금도 가끔 생각없이 배경으로 틀어놓고 자주 듣는 것들이에요. 아직 저도 독어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아서 집중해야만 들리거든요.. 이것들은 그래도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가 있는 듣기파일들이라 제가 부담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Slowgerman은 한 여성팟캐스터가 독일문화와 생활전반에 걸쳐 한 주제를 선정해 그것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것인데요 독일어를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독일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안드로이드라면 Podcast addict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속도조절도 할 수 있으니 도움이 되실거라 믿어요. Nachrichtenleicht는 매주 신문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내용들은 쉽게 다시 재구성해서 천천히~ 읽어주는 서비스에요. 쉽다고는 해도 뉴스이다 보니 학술적인 단어도 가끔 나오고 테마가 시사적인 내용이 많아요. 그래서 DSH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참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실 이 정도 레벨의 단어들이 전혀 문제없어진다면 DSH에서 모르는 단어들이 나와도 무리없이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입니다. DSH에서 요구하는 것이 특정 어려운 단어를 알아라는 것이 아니라 그걸 모르더라도 핵심내용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라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여튼 이 두 사이트는 완전 강추입니다.
4. 고급
고급이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미천하지만 DSH Vorbereitung kurs에 들어가게 되면 수준이 많이 올라감을 느낍니다. 사실 이때부터는 독일어 실력 자체를 늘리기보다는 단어를 늘리고 시험보는 스킬을 많이 늘리는 차원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원 PDL은 그런 측면에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조금 가격이 비싸지만(상대적으로) 8주동안 6번의 DSH모의시험을 보고 매주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개인에게 Beratung을 해줌으로써 DSH시험에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때는 크게 팁이랄 것이 없고 각 지역별 역대 DSH시험을 모아놓고 많이 풀고 자신 스스로 혹은 어학원선생님과 함께 DSH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특히 쓰기와 듣기에서 한국학생들이 점수를 많이 잃는 편인데 쓰기 같은 경우는 조금만 더 신경쓰면 점수를 많이 올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많이 써보고 인터넷사이트 livemocha를 이용해서 수시로 첨삭받아 가면서 최종 몇 개의 자기만의 글을 만들고 표현들을 외우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 서문같은 경우는 어떤 테마가 나오던지 같은 포맷의 서문을 쓰고 조금만 테마에 맡게 고쳐쓸 수 있게 패턴을 만들어놓으면 시간도 절약되고 이미 잘 정제된 훌륭한 서문을 빠른 시간안에 써내려 갈 수 있답니다.
이상 제가 해왔던 공부법 +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공부법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더 질문이 있으시면 댓글이나 쪽지를 남겨주세요
'독일유학 > DSH 어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팟캐스트 Slow German 해석 #12. Recycling (0) | 2016.06.03 |
---|---|
팟캐스트 Slow German 해석 #11. Denglisch (1) | 2016.06.03 |
팟캐스트 Slow German 해석 #10. Litfaßsäule (0) | 2016.05.31 |
팟캐스트 Slow German 해석 #.9 Bus und Bahn. (0) | 2016.05.28 |
팟캐스트 Slow German 해석 #8 Ab in den Biergarten! (0) | 2016.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