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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1.10 :: 안첼로티의 전술노트 Part.1
(사진출처:스포츠조선)
시작
내가 일본의 해외축구전문지『월드사커다이제스트』에 기고를 시작했던것은, 유벤투스FC의 감독을 그만둔 이후 충전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있던 2001년 가을이다. 이탈리아 주재 일본인 저널리스트 카타노와 그때마다 설정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 내용을 그가 일본어 원고로 정리하는 형태의 공동작업은 그 이후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계속되고있다. 이 책은 8년간에 걸친 그 성과를 한권으로 정리한것이다. 따라서, 이 일본어판이 오리지널이며 현시점에서는 유일한 버전이라고 말할수있다.
공동작업을 시작하고나서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나는 AC밀란의 감독으로서 8시즌을 보내며 몇개의 중요한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2009년 여름부터는 잉글랜드의 첼시FC로 무대를 옮겨 현재에 이르렀다. 그때 채택했던 화제는 내 축구관과 그것을 기초로한 전술론, 구체적인 시합을 무대로한 케이스데이터, 추가로는 매일매일 쌓여기는 업무의 실제까지, 감독이라는 일의 모든 측면에 미친다.
그것들을 재차 테마별로 정리한 이 책을 읽게된다면, 카를로 안첼로티라는 감독의 눈에는 피치위의 게임 및 그곳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을 어떻게 보고있는것인가, 매주 시합을 준비하는가운데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문제에 직면해있는가, 그리고 감독으로서 어떤 커리어를 걸어왔고 어떤 경기를 치뤘으며 어떤 기쁨과 낙담을 경험해왔는지 그 모든것을 그릴 수 있을것이다. 전술이 중요한 측면이라는것에 의심은 없지만 결코 전부는 아니라는것도 알수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은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책을 이탈리아에서 현실화하는것은 불가능했다.「국민수와 같을정도의 대표감독이 있다」라고 말할수있을만큼 축구는 이탈리아인의 생활에 침투해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있는것은 무엇보다도 매주 벌어지는 시합의 결과이며 그것을 둘러싼 모든 종류의 드라마다. 여기서 주제가 되고있는 전술과 지휘, 팀매니지먼트라고 말한 테마를 감독 스스로가 거론한 책은 이탈리아에서는 전혀 찾아볼수없다.
이것들, 내 일의 중심을 차지하고있는 즉 나 자신이 가장 흥미를 갖고있는 테마를 차분하게 파고들 기회를 얻는것, 그리고 그것을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서 일본의 축구팬 여러분에게 읽게할수있게된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 기회를 준 카와이데쇼보신사(출판사),『월드사커다이제스트』, 그리고 파트너 카타노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싶다.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이 책이 축구라는 게임과 그에 관한 전술, 그리고 감독이라는 직업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보다 깊게 즐기는 계기가 되어준다면 그것만큼 기쁜일은 없을것이다.
덧붙여서, 이 책의 인세의 일부는 밀란과 이탈리아대표에서 내 팀메이트였던 스테파노 보르고노보가 설립한「스테파노 보르고노보재단」에 기부했다. 이 재단은 스테파노 자신도 앓고있는 근위축성측색경화증(학명 루게릭병)의 연구를 원조하는 기금을 모으기위해 설립되었다. 그만이 아닌 몇명의 전 축구선수를 습격한 이 난치병은 원인ㆍ치료법 모두 아직 밝혀지지않았다. 그것의 구명을 조금이라도 빨리 앞당기기위해 힘을 빌려주는것이 가능했으면하고 생각했다.
서장 - 첼시라고하는 도전
서장 1. 밀란에서 첼시로
새로운 도전
나는 2009년 6월, 01-02시즌 도중부터 햇수로 8시즌에 걸쳐 지휘봉을 잡았던 AC밀란에서의 커리어에 종지부를 찍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FC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8시즌이라는 오랜 기간을 함께 걸어오는동안 밀란에게도 나에게도 지금까지의 일에 하나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야할 시기가 왔다라는 자각이 싹트기 시작하고있었다. 톱레벨의 일을 계속해나가기위해 절대불가결인 자극과 모티베이션의 근원이 떨어져갔다라고 말해도 좋을것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가 밀란을 떠나려고 생각했던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06시즌 종료후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가계약서에 사인하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나서 2년후, 즉 2008년 여름에도 첼시의 오퍼를 받고 합의에 이르렀었다. 어느쪽이든 대화가 현실로 이뤄지지못했던것은, 밀란이 나와의 계약해지에 응해주지않았기때문이다. 아드리아노 갈리아니부회장은, 내가 이야기를 꺼낸순간,「그 이상의 이야기는 들을 필요도 없다. 밀란은 당신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기때문이다」라며 받아들여주지않았던것이다. 나는 2개의 클럽과 합의하는데있어, 밀란이 OK해준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선수시절도 포함해 밀란이라는 가족안에서 오랜시간을 보내온 내게 있어서 자신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며 계약해지를 요구하며 관계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작별한다는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밀란이 나를 원하는한 계약만료까지 이 클럽에 남아 일을 계속하려고하는 마음은 한번도 흔들린적이 없다. 이전「밀란의 알렉스 퍼거슨이 되고싶다」라고 말했던것도 그런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는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싶다는 생각도, 막을수없는 매력을 가진 선택지로 계속되어왔다.
내게 있어 제2의 집이라고 말해야할 밀란에서 가능한한 오래 머무르고싶다라는 마음을 갖고 동시에 새로운 자극과 모티베이션에 대한 갈망 그 둘의 간극사이에서 흔들리고있었다. 그것이 최근 몇년동안의 나였다.
어쩌면 그것은 밀란도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2009년에 들어와서 첼시에서 재차 오퍼가 있었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때는 과거에 그랬던것처럼 간단히 거절당하지않았기때문이다. 첼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열렬히 나를 원해왔다. 2008-09을 마지막으로 밀란을 떠나는것에대해 최종적으로 합의했던것은 4월말의 일이었다.
내가 첼시의 오퍼에 매력을 느끼고 그것을 받아들인것은 무엇보다도 이 클럽이 진심으로 나를 영입하고싶어한다는 의지를 꾸준히 보여줬기때문이다. 과거 6시즌동안 5번,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에 진출할정도의 높은 경쟁력을 갖춘 클럽이고 전력적으로도 유럽최고레벨을 꾸준히 유지하고있다. 클럽의 운영조직도 잘 정비되어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레벨이 높고 경제적으로도 번영중인 리그다. 새로운 도전의 무대로서 이것 이상의 장소는 없었다.
유일한 약점은 커뮤니케이션, 즉 언어의 문제였다. 영어수업은 이전부터 조금씩 받았고 숙달이 빠르다고는 말할수없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했다. 실제로 첼시의 감독으로서 받았던 첫 인터뷰와 최근의 인터뷰를 비교해준다면 내 영어가 조금씩이지만 착실히 진보하고있다는것을 알수있을것이다. 지금은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않는다.
첼시의 오퍼를 받아들일 즈음에 물론 로만 아브라모비치회장과도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매우 냉정하고 침착한 인물이지만 축구에 거는정열은 매우 강한것이다. 2008년에 처음으로 만났을때부터 나와 그와의 화제는 첼시를 어떤 팀으로 만들어야하는가,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하는 위대한 팀이 되기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라는 그것 하나뿐이라고 말해도 좋을것이다. 그가 첼시의 회장이 된 이후 막대한 자금을 이 클럽에 투자해온것도, 그의 정열과 승리에 대한 끝없는 집념일것이다. 그가 다른 회장과 전혀 다른부분이 있다고한다면, 그것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것을 전혀 좋아하지않는다는것이다. 지금까지 6년동안, 어떤 종류의 인터뷰에도 한번도 응한적이 없다는 사실이 모든것을 말해주고있다.
크게 다른 축구관
밀란의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되었던(파올로 말디니의 은퇴경기이기도했다) 피렌체에서의 피오렌티나전을 마친것이 2009년 5월 31일. 다음날인 6월 1일에는, 첼시가 내 감독취임내정을 발표하며 모든것이 공식화되었다. 그리고 약 1개월의 휴가와 준비기간을 거쳐 런던에서 감독취임기자회견에 임한것이 7월 6일. 여기서 내 잉글랜드에서의 일이 시작되었다.
잉글랜드의 첫번째 인상을 한가지 말한다면 이탈리아와 비교해서 좀 더 압박이 적고 차분하게 일할수있는 환경이라는것. 사람들이 축구를 어떻게 즐기고있을까, 그것이 이탈리아와는 크게 달랐다.
우리 이탈리아인은 자신이 서포팅하는 팀의 동향을 마치 자기자신의 문제이기도한것처럼 느끼고, 토론하고, 경기때마다 일희일비한다. 그때문에 팀을 둘러싼 환경(클럽, 서포터, 매스컴)도 감정의 기복이 크고 팀에 거는 프레셔도 크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사람들에게 있어 축구는 하나의 오락이자 엔터테인먼트다. 스타디움에는 그것을 즐기기위해 온다. 그렇기때문에 스타디움의 공기는 이탈리아의 긴박하고 살기등등한 그것과 비교해서 훨씬 부드럽고 밝다. 이탈리아의 서포터에게 있어서는 결과, 즉 승패가 유일한 관심사라고 말해도 좋을정도지만, 잉글랜드의 서포터는 승패이외에 경기 그 자체를 즐긴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를 비교했을때 가장 큰 차이는 그것, 즉 축구를 둘러싼 외부환경의 차이다. 축구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것, 즉 매일의 트레이닝과 경기, 클럽의 조직과 운영에 관해서는 이탈리아도 잉글랜드도 그리고 아마 다른 나라도 큰 차이는 없다. 내가 구체적으로 알고있는 클럽, 즉 밀란과 유벤투스와 첼시를 비교해도 클럽 및 팀의 조직ㆍ운영방식은 거의 일치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기때문에 첼시에 온 그날부터 나는 아무런 위화감도 없이 자연스레 일을 시작할수있었다.
서장2 - 첼시의 팀컨셉
변함없는 시나리오
일반론으로 말한다면 어떤 클럽의 지휘봉을 잡았을때 우리 감독이 해야하는것은 그곳에 이미 자리잡은 팀을 재구성해서 보다 좋은 결과를 남기고 보다 높은 목표에 도달할수있는 집단으로 끌어올리는것이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축구가 있고, 그것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없는곳에서 선수를 선택해서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팀을 만들어내는것은 불가능하다. 한명의 감독이 가능한것은 자신의 축구관과 방식와 맡게된 팀의 잠재능력을 조율해서 베스트라고 생각될만한 해결책을 끌어내는것이다.
그점에서 말하자면 첼시는 개개의 선수의 레벨이 매우 높은데다 팀으로서도 완성되어있다, 말하자면「이미 완성된 팀」이었다. 거기에 내가 해야하는것은 그 팀에 내 나름대로의 색을 첨가하는것으로 그때까지 그다지 끌어내지못했던 잠재능력을 끌어내고 보다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것이었다.
새로운 감독이 구체적인 레벨에서 처음으로 해야하는 작업은 어떤 컨셉으로 플레이할지를 정하고 그것에 적합한 시스템을 선택하는것이다. 물론, 그것은 이미 어떤 팀이라는 토대를 기반으로하는것이다. 첼시는 테크닉과 피지컬능력을 겸비한 질이 노은 선수를 보유한 팀이고 지금가지는 그 피지컬적인 측면을 살린 축구, 즉 촘촘한 수비벽을 활용한 프레싱과 신속한 전환(공수전환), 종으로 전개되는 스피디하고 빠른 카운터어택적인 공격이 기본적인 컨셉으로 자리잡아왔다. 4-3-3이라는 시스템도 그런 컨셉을 기본으로한 선택이었다고 말할수있다. 4-3-3은 측면공간을 살려 볼을 종으로 운반하고 상대의 수비진형이 정비되기전에 마무리로 여결하는 속공에 매우 적합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나는 카운터지향의 강한 어그레시브한 팀보다도 볼포제션을 기반으로 경기를 컨트롤하며 주도권을 쥐고 플레이하는 팀쪽을 좋아한다. 첼시 전에 이끌었던 밀란이 그런 팀이었던것은 알고있는대로다.
나는 밀란을 이끌었을당시부터 첼시에도 그런 컨셉의 축구를 할만큼의 포텐셜이 갖춰져있다고 생각했다. 시스템을 4-3-3에서 4-3-1-2로 변경한 노림수도 거기에 있다. 4-3-1-2는 4-3-3과 비교하면 공격의 폭이라는 점에서는 뒤처지지만 그만큼 미드필더부터 최전방에 걸쳐 피치중앙의 밀도를 높이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볼포제션이 보다 용이할뿐만아니라 피니쉬로 연결되는 골앞의 프레젠스(존재감)도 높아진다.
물론, 취임당초는 4-3-3을 유지한채 플레이하는 방식도 하나의 선택지로 남겨뒀다. 하지만, 캠프에 들어가서 실제로 팀과 마주하고,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본뒤 4-3-1-2로 시스템을 변경해서 볼포제션을 보다 중시하며 플레이하는 방향성을 즉시 굳혔다. 그들도 그 방향성을 받아들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즉시 보여줬기때문이다.
전력적으로도 이 새로운 포메이션을 실현하기위해 충분한 선수들이 팀에는 갖춰져있었다. 4-3-1-2라고하는 선택은 현재 보유전력의 포텐셜을 끌어내서 보다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위한 선택이기도했던것이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를 치루며 받았던 인상을 한가지 말하자면 플레이의 리듬은 세리에A와 비교해서 확실히 빠른한편 피치위에는 보다 공간이 있기때문에 전술적인 곤란은 적고 개인능력의 차이가 보다 두드러지기 쉽다라고하는점이려나.
그러한 점에서 세리에A와 프리미어리그는 축구의 스타일이 다르지만 그것에 맞춰 전술적인 컨셉을 바꿀 필요가 있었냐고 말한다면 답은 No이다. 첼시에 도입한 축구의 컨셉은 지난시즌까지의 밀란의 그것과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않았다. 달라진것은 그것을 플레이하는 선수의 자질과 플레이스타일이다. 말하자면, 같은 시나리오를 다른 배우가 연기하고있는것이다. 시나리오, 즉 나 자신의 축구관과 전술컨셉은 이탈리아에서도 잉글랜드에서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종적인 답이 나오는것은 시즌이 끝나고 어떤 결과를 남겼느냐다. 감독의 일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 한가지, 결과뿐인것이다.
출처 : Carlo Ancelotti with 片野道郞(KATANO Michio)
번역 : Redondo